요즘 '모솔이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같은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괜히 마음이 먹먹해질 때가 있습니다. 처음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일,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서툴러 보이는 장면들이 어쩐지 낯설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은 종종 "왜 아직도 모솔이야?"라는 질문을 받지만, 정작 본인도 그 이유를 다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모솔’이라는 말 속에 숨어 있는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감정 회피의 심리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연애는 못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마주할 기회가 적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조금 더 부드럽게 이해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1. 모솔이라는 말 속에 숨어 있는 감정들
연애를 해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사랑에 관심이 없거나, 누군가와의 관계를 회피하는 사람처럼 오해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모솔 분들은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사랑을 원하고,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런데도 막상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닫거나, 가까워질수록 불편해지는 감정을 경험하곤 합니다.
이런 감정은 나약함이나 이상함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감정을 조심스럽게 다뤄왔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 혹시 마음을 표현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운 일’처럼 느껴졌던 적이 있으신가요?
- 아니면, 연애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 과정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이런 감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며, 누구나 감정 앞에서 서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 왜 모솔은 연애가 어려울까 – 심리적인 이유로 보는 관계의 어려움
‘모솔’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연애 경험의 유무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사실은 감정과 관계에 대한 불안과 조심스러움이 겹겹이 쌓여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 감정 표현의 어색함
모솔인 사람은 상대적으로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경험’이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느끼더라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막막하고,
말을 꺼내는 순간 불편함과 긴장을 느끼게 됩니다.
예:
- “좋아하는데 말하면 관계가 어색해질까 봐…”
- “이런 표현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을까?”
이러한 고민은 결국
감정이 마음에만 머물고,
관계는 깊어지지 못한 채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 친밀감에 대한 불안 – 애착의 영향
심리학에서는 이런 반응을 ‘애착유형’으로 설명합니다.
특히 회피형 또는 불안형 애착을 가진 사람은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강한 불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솔인 경우, 과거 상처나 친밀한 관계에 대한 익숙함 부족으로 인해
‘가까워질수록 불편해지는 감정’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감정은
“상처받을까 봐 무서운 마음”,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움”처럼
선의의 방어 기제로 나타나며, 결국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방해하게 됩니다.
📌 자기방어와 자기검열
모솔이 연애를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신중했던 것일 수 있습니다.
감정이 올라오더라도
- “지금 말해도 될까?”
- “혹시 민폐처럼 보일까?”
라는 생각이 앞서고,
내면에서 감정이 필터링되거나
자기비판으로 연결되면서 말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처럼 감정보다 사고가 우선되는 구조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게 만들고,
연애는 시도조차 어려운 일이 되어버립니다.
3. 해결방법: 감정을 천천히 마주해보는 연습
연애를 시작한다고 해서 모든 감정이 갑자기 익숙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지금 내 감정을 조금 더 잘 알아가는 연습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감정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하루에 한 번, 스스로에게 감정을 묻기
“오늘 하루 중 가장 마음이 움직였던 순간은 언제였지?”
그 순간을 짧게라도 떠올리고, 그때의 감정을 한 단어로 표현해보세요.
불안, 기대, 섭섭함, 설렘… 어떤 단어든 괜찮습니다.
💬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표현하는 작은 문장 연습
“나는 지금 조금 조심스럽지만, 관심이 있어요.”
“천천히 다가가도 괜찮을까요?”
이런 문장을 혼잣말처럼 연습해보는 것만으로도 감정 표현의 문턱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 연애를 잘하려고 하기보다, 감정을 이해하려고 해보기
연애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보다 ‘감정을 함께 나누는 일’입니다.
감정을 억지로 바꾸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알아주고 흘러가게 두는 연습부터가 좋은 시작이 됩니다.
연애보다 감정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모솔이라는 경험은 누군가와 아직 연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지,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감정을 진지하게 바라보기 때문에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연애가 어려운 건, 사람을 몰라서가 아니라 감정에 익숙하지 않아서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감정을 조금씩 마주하고, 조금씩 표현해보는 연습부터 시작해보셔도 괜찮습니다.
모솔이라는 단어로 자신을 규정하기보다 감정 앞에서 솔직하고 싶은 나, 조심스럽지만 진심을 지닌 나로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봐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