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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vs 자기관리, 간호사에게 더 좋은 방법은?

by 소만이네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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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관리 중 달리기를 하는 사진

 

1. 심리상담: 내면을 돌보는 가장 따뜻한 방법

 

저는 신규 간호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심리상담을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처음엔 “이것도 못 해내는 건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환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내가 민폐가 되고 있다는 감정은 어느새 자존감 전체를 흔드는 고통이 되었고, 그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때 제가 선택한 것이 심리상담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상담이 무언가 해답을 주는 곳이라고 기대했어요. 하지만 상담은 “이렇게 하세요”, “그건 틀렸어요” 같은 정답을 알려주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내가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내 감정의 흐름과 패턴을 인식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여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간호사로서의 삶을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조금씩 되찾았습니다.

심리상담은 감정과 사고를 다루는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간호사는 직무 특성상 타인의 고통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때론 스스로를 돌볼 여유도 없이 지내게 됩니다. 그래서 상담은 우리가 무뎌졌던 ‘내 감정’을 다시 바라보고,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귀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리상담의 가장 큰 강점은 전문성과 지속성입니다. 상담사는 개인의 감정을 세심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줍니다. 그리고 반복적인 상담을 통해 내면의 왜곡된 인식이나 무의식적인 감정 반응까지 조금씩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에서도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약하지 않다”는 믿음을 회복하게 해준 것도 상담이었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습니다. 시간과 비용, 특히 교대 근무 스케줄 속에서 상담 시간을 확보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가 힘들다”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어려운 간호사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병원 내 상담 제도나,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어서 조금 더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감정에서 힘들어졌는지를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조금 더 나은 간호사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믿습니다.

 

2. 자기관리: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감정 회복 루틴

자기관리는 개인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습관과 행동을 말합니다. '운동, 명상, 수면관리, 취미활동, 일기쓰기' 등 다양한 방식이 있으며, 접근이 쉬운 만큼 실생활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특히 시간에 쫓기는 3교대 간호사에게는 짧은 시간이라도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루틴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꾸준히 하는 것이란 쉽지 않죠.. 

자기관리의 장점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장소나 시간의 제약 없이 실행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명상 5분, 스트레칭 10분, 일기 한 줄 쓰기와 같은 작은 루틴이 누적될수록 감정적인 안정감은 높아집니다. 더불어 자기관리는 일시적인 감정 해소를 넘어, 자존감 회복에도 효과적입니다. 나 자신을 챙기고,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는 행동은 일상의 작은 승리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자기관리의 한계는 ‘의지’에 의존한다는 점입니다. 감정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일수록 루틴을 유지하기 어렵고, 일관되지 못한 실천으로 효과를 체감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본인의 감정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과식과 폭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규 때는 그저 출근하는 에너지만으로도 벅차 나를 관리하는 것이란 하늘의 별따기 처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나를 돌보지 않으니, 우울증으로 이어졌고, 약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가 되어버렸죠. 이 글을 읽게 되는 신규간호사 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간호사 선생님들은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방법을 하나라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3. 간호사에게 더 적합한 방법은?

그렇다면 심리상담과 자기관리 중 간호사에게 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상황과 성향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감정의 뿌리가 깊고 반복적인 불안, 자존감 문제를 겪고 있다면 심리상담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반면, 일상적인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 감정적 무기력함이 주된 문제라면 자기관리를 통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두 방법을 병행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상담을 통해 자기이해를 높이고, 자기관리 루틴으로 일상의 감정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은 시너지 효과를 줍니다. 예를 들어, 상담에서 인식한 감정의 원인을 바탕으로 ‘자기관리 플랜’을 만들어 명상, 운동, 휴식 등을 실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입니다. 간호사의 불규칙한 근무 환경 속에서도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방식이어야 하며,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자주 점검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감정 관리는 단기간의 성과보다, 장기적인 나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그러므로 무리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만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심리상담과 자기관리는 각각의 장점과 한계를 지닌 감정관리 전략입니다. 간호사라면 자신의 상태와 환경을 고려해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고, 필요하다면 두 방식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 그것이 감정 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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