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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이름 붙이기: 의미, 연습, 변화 1.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는 것의 의미 감정을 기록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어려움 중 하나는, 내가 지금 정확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점입니다.불편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그것이 분노인지 불안인지, 혹은 단순한 피로에서 비롯된 감정인지 분간이 어려워집니다.감정은 섬세하고 복합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말로 간단히 설명되기보다 엉켜 있는 실타래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이럴 때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일’은 단순한 언어 선택을 넘어서,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 됩니다.예를 들어 “기분이 안 좋다”라는 말 속에는 짜증, 외로움, 수치심, 슬픔 같은 수많은 감정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그 감정을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인식하면, 막연하게 흐릿했던 감정이.. 2025. 7. 8.
불안한 마음, 감정기록으로 받아들이는 연습 시작 1. 이유없이 불안한 날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가 없음에도 이유 모를 불안이 밀려오는 날이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온종일 마음이 조용히 조급한 날. 처음엔 ‘무슨 일이 있었지?’ 하며 자꾸만 생각을 되짚어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날의 감정은 분명한 이유 없이 찾아오고, 그럴수록 나는 너무 예민한 건 아닐까, 내가 이상한 건 아닐까 하고 스스로를 탓하게 되었습니다.저 역시 그런 날들이 많았습니다. 늘 웃으며 “괜찮아요”를 입에 달고 살던 어느 날, 아주 작은 실수 하나가 나를 무너뜨렸습니다. 그 일은 대단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 순간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나는 진짜 괜찮은 게 아니었다는 걸. 그 후로야 겨우 ‘지금 나는 불안하다’, ‘조금 힘들다’고.. 2025. 7. 7.
약만으로는 부족했던 마음, 그래서 감정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우울증 약을 2년 가까이 복용했다.하루하루 버티는 데에 필수품처럼 의지했고, 약의 도움으로 조금씩 일상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그러다 어느 날, 상태가 꽤 안정되었다는 의사의 말에 따라 약을 중단했고, 이후 8개월 동안은 스스로를 믿어보려 노력했다.하지만 내 안에 남아 있던 감정은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나를 다시 흔들기 시작했다.특별히 큰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그저 평소와 다르지 않은 업무, 익숙한 일상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불안과 우울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특히 3교대 근무를 하며 반복되는 피로감과 예측할 수 없는 생활 리듬은 나를 점점 무겁게 만들었다.첫 2년간은 약효 덕분에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하지만 다시 시작된 불안은 ‘이제 약만으로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약물치료는 분명.. 2025.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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